개봉일자 ▶ 2009.05.14
출연배우 ▶ 정재영, 정려원, 박영서 외
러닝타임 ▶ 116분
예전에 [포스터가 망친 영화]라고 해서 인터넷에 떠돈 영화 중에 '김씨 표류기'도 해당되어 있었다. 처음엔 나도 이걸 누가 봐.. 생각했고 시간 때우기 용으로 보긴 했지만 영화'김 씨 표류기'는 재밌게 본 영화 중 하나가 되었다. 포스터에 속지 말자!
남자 김씨(정재영)는 회사 구조조정을 당하고 카드대출 빚과 여자 친구와의 문제로 인해 세상을 등지려고 한다. 김 씨는 한강에서 자살을 시도하지만 강류에 휩쓸려 밤섬에 쓸려오게 된다.
죽는 것도 마음처럼 되지 않고 고작 자신이 있는 곳이 한강의 밤섬이라니. 한강 위를 지나가는 배에 손을 흔들며 살려달라고 소리치는데 멀리서 보이는 김씨에게 똑같이 손을 흔들며 이상한 사람이구나 하는 표정을 짓고 지나친다. 탈출을 위해 전화도 해보지만 탈출할 수 없게 되고 김 씨는 이 무인도에서 어쩔 수 없이 살아보려고 한다.
집안에서 3년째 밖을 나가 본 적이 없는 '히키코모리'여자 김씨(정려원).
방안에서만 생활을 하지만 나름대로의 생활 패턴이 있으며 다른 사람의 사진을 도용하며, 자신인 마냥 미니홈피에 올리는 등 거짓 인생을 살고 있다. 그럼 김씨에게 유일한 취미는 달 사진 찍기이며, 아무도 없는 도로 찍기이다. 죽는 것을 포기한 남자 김씨는 먹고살기 위해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니고 물고기를 잡고 구워 먹기 위해 불을 피우고 밤섬에 있는 쓰레기들을 줍고 그 쓰레기들을 가지고 무얼 할 수 있는지 생각한다. 점점 남자 김씨는 무인도에 적응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쓰레기 더미에서 짜장라면 봉지를 보게 되고 짜장면이 먹고 싶은 김 씨는 짜장면을 만들기 위해 농작물을 재배하고 옥수수도 키우며 짜장면을 먹겠다는 그 신념 하나로 면도 만들게 된다.
여자 김씨는 민방위 훈련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를 듣고 사람 없는 거리를 찍기 위해 이곳저곳을 찍다가 'HELP'라고 적힌 곳에서 남자 김씨를 발견하고 관찰했다. 외계인인가? 여자 김씨는 종이에 글을 써서 병에 담아 보냈고 그걸 발 결한 남자 김씨는 모래에 그녀가 보낸 편지의 답을 보냈다. 여자 김씨는 하루하루 그를 관찰하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으며 사는 게 무의미했던 그녀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짜장면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을 본 여자 김씨는 중국집에 부탁해서 짜장면을 남자 김씨에게 배달시켜 주지만 남자는 김씨는 거절한다. 그에게 짜장면은 '희망'이었다. 고생 끝에 남자 김 씨의 짜장면이 완성되었다. 김씨는 행복했다. 그리고 어느 날, 환경보호단체 직원이 찾아와 남자 김씨를 섬에서 쫓아냈고, 섬에서의 생활이 완벽히 적응된 남자 김씨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아진다.
영화 '김씨 표류기'에서 상거지 꼴을 연기하면서 보여주는 정재영의 생존방법이 너무 웃기고 재미있었다. 억지스러운 웃음이 아니라 더 좋았고, 가까운 '한강'이라는 곳에 버려지고 쓸모없게 된 사람이지만 그 사람 덕분에 누군가는 즐겁게 살 수 있었다. 원래 죽기로 다짐했지만 아무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섬으로 오면서 삶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 본다. 남자 김씨에게는 짜장면, 여자 김씨에게는 달 사진 찍는 취미처럼 비루한 삶이지만 어디에나 희망이 존재했다. 우리는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순간이 꽤 많다.
하나라도 쉽지 않은 이 세상에서 우리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김씨 표류기'
'희망'의 짜장면을 같이 먹었으면 좋겠다.
댓글